[전문 기고] OTT시장, '글로벌 숏폼 얼라이언스' 구축을 제안한다
- openroute
- 2월 24일
- 2분 분량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이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구독형(SVOD) 중심이던 시장이 광고형(AVOD)과 실시간 스트리밍(FAST)을 접목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환되는 가운데 숏폼 콘텐츠의 급부상이 시장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2022년 말 도입한 광고형 요금제가 2년 만에 전 세계 70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했고 숏폼 전략에서도 혁신을 보였다. 유튜브와 틱톡 출신의 크리에이터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자사 콘텐츠에 숏폼 감성을 접목하고 'Fast Laughs(패스트 래프스)'와 같은 짧은 영상 피드를 도입해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디즈니+ 역시 주목할 만한 변화를 보인다. 신규 가입자의 60%가 광고형 요금제를 선택할 정도로 하이브리드 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더 나아가 스타워즈, 마블 시리즈 등을 24시간 채널 형태로 제공하는 FAST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는 Pluto TV와 같은 무료 스트리밍의 장점을 유료 플랫폼에 접목하려는 시도다.
국내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왓챠는 '숏차'를 통해 1~2분 길이의 세로형 미니 드라마를 선보이며 숏폼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초단편 드라마는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며 하나의 독립된 장르로 자리잡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이런 숏폼 시도가 획기적인 이용자 증가로 이어진 사례는 드물다. 넷플릭스의 ‘패스트 래프스’ 기능은 큰 반향을 얻지 못해 2023년 조용히 종료됐고 다른 메이저 OTT들도 앱 내 숏폼 전용 코너를 적극 운영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발 맞춘 정부의 정책 방향도 혁신적 재정립이 필요하다. 우선 OTT 플랫폼의 다변화된 수익 모델을 포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광고형 OTT에 대한 규제 체계를 정비하고 FAST 서비스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특히 시청자 보호와 공정 경쟁 측면에서 플랫폼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규제가 필요하다.
숏폼 콘텐츠 산업의 혁신적 육성 방안도 시급하다. 첫째 ‘AI 기반 디지털 스토리랩’ 설립을 통해 숏폼 제작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기존 영상을 숏폼에 최적화된 형태로 자동 변환하고 실시간 트렌드를 분석해 제작 방향을 제시하는 AI 도구를 개발·보급하는 것이다. 둘째, ‘글로벌 숏폼 얼라이언스’ 구축을 제안한다. 아시아 주요 국가의 숏폼 제작사들과 공동 제작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현지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통해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아울러 국내 OTT 사업자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적인 지원책도 필요하다. 콘텐츠 제작 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국내 OTT들의 규모 경제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혁신을 촉진하면서도 건전한 산업 발전을 이끄는 균형 잡힌 정책을 펼쳐야 한다. 미래 지향적 기술 융합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한국 OTT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때다.
/김용희 오픈루트 연구위원
출처 : 신아일보(https://www.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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